
▲국내 기업들도 기후변화대응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림은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해 해야할일을 삽화로 그린 그림. 그림 제공=CYD DJC
[에너지경제 안희민 기자]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포스트2020신기후 체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12일 사장단 회의를 개최하고 김지석 영국대사관 기후변화담당관의 강연을 들었다. 사장단 회의는 매주 수요일 개최하는 삼성그룹 소속 사장단 전체 회의로 하계 휴가로 2주만에 열렸다.
LG그룹은 소속 LG경제연구소의 발간물에서 2주 연속 에너지저장장치와 태양광 발전에 대해 다뤘다. 에너지저장장치와 태양광은 기후변화대응을 위해 설치가 권장되는 분산전원의 핵심이다. 이와 함께 제주도가 진행하는 무탄소 2030 제주 사업에 그룹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삼성과 LG의 움직임은 이러한 국제적 흐름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노력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 삼성 사장단, 기후변화 현실에 범상치 않은 반응 - 삼성그룹은 과거 태양광 사업을 미래를 이끌 신수종 사업으로 지정했다가 중도 포기했다. 최근엔 삼성SDI가 이어오던 CIGS 사업도 완전히 접었다. 관계 사업으로 삼성SDI가 이차전지를 기반으로 생산하는 전기차용 전지와 에너지저장장치 사업과 삼성정밀화학의 폴리실리콘 공장 정도다. 폴리실리콘은 태양광셀의 기초 소재다.
이런 전력의 삼성그룹이기 때문에 김지석 영국대사관 기후변화담당관을 초청해 사장단에서 강의를 들은 것은 이례적이다.
김 담당관은 사장단 회의에서 기후변화를 ‘현실에서 벌어지는 전쟁’이라며 테슬라와 같이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기업이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태양광, 풍력, 수력이 기후변화대응에 유력한 재생에너지원이며 에너지저장장치는 기후변화대응에 필수적이라며 ‘총알’에 비유했다.
강연에서는 최근에 영-중-미 학계의 공조로 발간된 기후변화 종합 리스크 분석보고서, 신기후경제보고서, 영국 기후변화에너지성이 발간한 미래산업수요시나리오의 핵심 내용도 소개됐다.
김 담당관에 따르면 기후변화는 인명피해, 인프라 파괴, 식량부족을 낳기 때문에 전쟁에 비유되는 것이 무리가 아니다. 미국 오바마 정부는 크린파워플랜을 수립했으며 구글, 버크셔헤서웨이, 골드만 삭스와 365개 기업들이 지지를 선언했다. 곡물 메이져 카길은 생존 차원에서 동참하고 있다. 기후변화로 옥수수 등 곡물이 사라지면 기업 존립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테슬라가 이차전지를, 솔라시티가 태양광 모듈을 기가와트(GW)급으로 생산하는 공장을 건설하며 적극 동참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현재 미국 증시를 리드하는 흥행주다.
삼성 사장단은 김 담당관의 강의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강의보다 많은 질문을 던졌으며 특히 기후변화가 앞으로 계속되는 추세이며 대응가치가 있는지 여부에 관심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 담당관은 "기후변화가 현실에서 발생하고 있고 태양광, 풍력, 배터리 등의 대량 보급으로 대응이 가능한 문제인 만큼 삼성그룹이 관심가져 볼만한 사업임을 소개했다"며 사장단도 관심있게 들은 것으로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 LG, 제주도 무탄소 2030 사업 그룹 차원에서 참여 - LG그룹은 보다 적극적이다. LG전자에 에너지사업팀을 구성해 태양광, 에너지저장장치 사업을 통합진행하고 있으며 LG화학은 이차전지 기반의 전기차용과 에너지저장장치용 전지셀을 생산하고 있다. LG CNS는 에너지관리장치를 기반으로 토탈 에너지솔루션서비스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LG그룹의 노력은 제주도가 진행하는 무탄소 2030 제주 프로젝트에 동참하며 절정을 찍고 있다.
13일 발간된 LG 비즈니스 인사이트의 머릿글은 이러한 LG그룹의 상황 인식을 보여주고 있다.
‘저유가에도 계속되는 탈 석유, PV-EV 시대가 오고 있다’는 제목이 달린 이 글은 저유가 상황 속에서도 탈 석유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고 진단하며 이유를 기후변화대응과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국제적인 공조에서 찾고 있다.
이지평 연구위원 등 저자들은 ‘돌과 구리가 없어 석기시대와 청동기시대가 끝난 것이 아니다’라는 사우디 석유장관의 말을 인용하며 석유 시대의 종말도 석유 고갈 때문이 아니라 기후변화대응에 대한 적극적인 요청 속에 가스, 재생에너지 등 대체에너지가 경제성을 갖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LG경제연구원은 지난 주에 에너지저장장치가 최근 선진국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전력산업의 중심축에 있다는 보고서를 발간한바 있다.
이러한 LG그룹의 노력은 업계에서도 호평이다. 최창호 아주대 교수는 "제주도의 전기차 사업은 LG그룹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에 탄력을 받고 있으며 LG CNS는 특히 해외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 금융권 ‘기후변화대응은 국제적 큰 흐름’ - 이와 관련 업계는 삼성그룹과 LG그룹의 움직임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정철한 BNP 파리바스 구조금융총괄은 글로벌 기업들의 기후변화대응 사업이 하나의 큰 흐름이라고 밝혔다.
정 총괄은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규모나 수익성이 여타 사업보다 떨어지지만 환경오염과 기후온난화 방지가 큰 흐름이 되다 보니 사업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더 이상 석탄화력발전에 투자하지 않을 전망"이라며 "두산중공업 등 국내 기업도 예외가 아닌 만큼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사업을 펼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 총괄은 2000년대 중반 국내에서 영양, 영덕, 대관령 풍력발전단지 사업에 참여한 바 있다. 유럽금융위기와 리먼 브라더스 사태 이후 보수적으로 선회한 금융권 분위기 때문에 더 이상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프로젝트 참여를 하지 못하고 있지만 초창기 국내 풍력발전단지 조성에 참여한 사실을 자랑으로 삼고 있다.
정 총괄은 "삼성그룹과 LG그룹 계열사의 기후변화 대응 관련 사업은 신한은행과 BNP 파리바스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금융기관에서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용어설명>
포스트2020 신기후 체제는 올해 말 파리에서 개최되는 UN기후변화대응 당사국 총회 이후 새롭게 펼쳐질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국제적인 움직임을 말한다. 모든 당사국들이 온실가스 감축의무를 지기 때문에 경제와 산업부문에서 큰 폭의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출 처 : http://www.ekn.kr/news/article.html?no=156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