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안희민 기자] 기후변화는 일상을 파괴한다며 현실적인 방안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나선 이가 주목받고 있다. 주인공은 영국대사관에서 기후변화담당관으로 일하고 있는 김지석씨. 그는 12일 삼성 사장단 회의에서 강연을 진행했다.
"사람을 해하고 사회 인프라를 파괴하고 식량 부족을 유발해 사회적 혼란을 일으킨다는 측면에서 기후변화는 전쟁과 같습니다."
그가 보여준 사진엔 최근 일어난 캘리포니아 산불을 포착한 사진 위에 베트남 전쟁 중 한 장면이 겹쳐 있었다. 흑백에서 칼러로, 벌거벗은 베트남 여아에서 우는 백인 여성으로 주인공만 바뀌었을 뿐 달라진 건 없었다. 그의 말대로 사진은 전쟁 중 한 장면이었다.
"현실에선 기후변화대응에 나선 기업인들이 성공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테슬라의 앨런 머스크를 들 수 있죠"
그는 구글, 버크셔헤서웨이, 골드만 삭스 등 365개가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발표한 크린파워플랜에 지지하고 나섰다고 전했다. 카길과 같은 곡물 메이져는 기업 생존 차원에서 지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화성으로 가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불가능합니다. 무책임한 현실 도피죠. 오히려 기후변화를 막아서 지구가 안정되어 있어야 화성을 가는 것을 도모할 수 있습니다. 엘론 머스크도 인류의 노력의 99.9%는 기후위기에서 지구를 지키는데 써야 한다고 말합니다. 기후변화대응은 현실적이고 즉각적이어야 합니다. 앨런 머스크가 노트북 컴퓨터에 들어가는 원통형 리튬전지 7000여개를 사용해 전기차를 만들 듯 말입니다."
그는 기후변화대응은 당장에 할 수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기술적으로 어려운 것도 아니고 테슬라나 솔라시티처럼 기가와트급 이차전지와 태양광 모듈 공장을 짓는 의지가 있으면 족하다 했다.
개인도 기후변화대응을 할 수 있다. 자동차를 덜 타고 해외여행을 자제하는 것도 훌륭한 실천법이다. 하지만 이런 방법이 어렵다면 좀 더 적극적이고 개인에게 이익이 되는 방법이 있는데 바로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하는 것이다. 김지석씨는 2013년말 3kW 개인발전소를 누나집에 설치한 것을 시작으로 본가에 20kW 상업용 발전소를 설치했고 최근에는 100kW 상업용 발전소를 설치해서 8월부터 상업운영을 시작했다. 매달 은행이자의 서너배 이상의 수익을 낸다.
"기후변화대응에 나서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아이들 때문입니다. 지금 4살, 10살인 두아이들은 2050년엔 제 나이가 되고 아이 아빠, 엄마가 되어 있을 겁니다. 아이들이 좀 더 나은 세상에서 자라고 살게 하려면 부단히 노력해야 합니다. 혹시 우리가 기후변화 대응에 실패해도 아이들이 아빠가 열심히 노력 했다고 생각해서 가족이 화목할 수 있다면 완전히 실패한 건 아니죠. 살기는 어렵겠지만. "
그에겐 기후변화가 현실이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우리가 무딘 거였다. 올 여름 전례없이 메르스에 시달렸음에도, 봄가을 없는 한해를 몇해째 보냈음에도, 유례없는 혹서에 유난히 많은 부고를 접하고 고속도로변의 나무들이 말라 죽고 있는데도 일반 사람들은 모르쇠다.
"최근 영-미-중 학자들의 공조로 발간된 기후변화 리스크 분석보고서에는 이런 심리를 댐 바로 아래에 사는 마을 사람들의 사례로 설명합니다. 댐에서 1-2km 정도 떨어져 있는 사람들은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는 위협을 느끼는데 오히려 밀접해 있는 사람은 오히려 괜찮다고 합니다. 그런 위협을 받아들이면 불안하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외면하는 거죠"
그의 기후변화대응에 대한 자각은 고등학교 학생 때부터 시작했다. 미국 브라운대와 예일대 대학원을 거치고 첫 직장인 현대차에서 근무하면서도 줄곧 기후변화대응 관련 일을 고민하고 실천해왔다. ‘기후불황’이란 책도 썼고 신문 칼럼 기고과 인터뷰, 방송 출연도 했다. 이제는 태양광 발전확산에 집중하고 있다. 그렇다고 그가 소위 말하는 자기 방식을 남에게 강요하는 ‘꼰대’는 아니었다.
"이제는 기후변화대응을 강권하진 않습니다. 강하게 요구한다고 달라지지 않더라고요. 대신 현실을, 팩트를 보여줍니다. 팩트를 보고 각자 생각을 바꿔야 행동변화가 따라오는 것 같습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그는 집으로 들어갔다. 최근 갑작스레 덥치듯 다가온 방송출연이며 강연 준비로 사흘째 집에 못 들어갔다. 아이들이 제일 보고 싶다고 했다. 그는 인터뷰 한 날 두 개의 태양광발전소에서 650kwh의 전기를 생산했다고 말했다. 두 가구가 한달 동안 사용하는 전기양이다. 햇빛으로 번 돈이라며 커피 값을 계산했다. 출 처 : http://www.ekn.kr/news/article.html?no=155888 |